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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함께 사라진 것들》 4부작

「추억의 컴퓨터」 두 번째 연재


제1화|플로피디스크 한 장에 담긴 세상

## 저장 버튼을 누르고도 마음을 놓지 못했던 시절

요즘은 문서를 작성하다가 컴퓨터가 갑자기 꺼져도 크게 놀라지 않는다. 프로그램이 몇 분 전 내용을 자동으로 저장해 놓기도 하고, 중요한 파일은 인터넷 어딘가의 클라우드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문서를 쓰고 있는 동안에도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문장을 몇 줄 입력한 뒤에는 습관처럼 저장 명령을 내렸다. 화면 아래에 디스크가 움직이는 표시가 나타나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그 시절 책상 서랍에는 5.25인치 플로피디스크가 여러 장 들어 있었다. 얇고 검은 디스크는 가운데가 뚫려 있었고, 조금만 잘못 만지면 금방이라도 망가질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디스크를 드라이브에 조심스럽게 밀어 넣고 작은 레버를 돌려 잠갔다.

컴퓨터가 디스크를 읽는 동안에는 특유의 소리가 났다.

“드르륵, 드륵.”

지금 들으면 고장 난 기계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그 소리가 반가웠다. 컴퓨터가 열심히 내 파일을 찾고 있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용량은 지금 기준으로 믿기 어려울 만큼 작았다. 사진 한 장도 제대로 넣을 수 없는 크기였지만, 그 안에는 보고서와 편지, 주소록과 프로그램이 들어갔다. 디스크 한 장을 손에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자료를 모두 소유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문제는 플로피디스크가 그다지 믿음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제까지 잘 열리던 파일이 오늘 갑자기 읽히지 않기도 했다. 디스크를 넣고 명령어를 입력했는데 화면에 오류가 나타나면 가슴이 철렁했다.

그래서 중요한 자료는 한 장에만 저장하지 않았다.

`원본`

`복사본`

`진짜 최종본`

`최종본 수정`

볼펜으로 적어 놓은 제목이 늘어날수록 어느 것이 정말 마지막 파일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여러 장을 만들어 두면 마음은 든든했다. 오늘날의 백업과 다르지 않은 생활의 지혜였다.

플로피디스크를 지키는 방법도 많았다. 자석 가까이에 두면 안 된다고 배웠고, 뜨거운 차 안에 두지도 않았다. 디스크 모서리에 붙은 작은 쓰기 방지 스티커는 귀중한 파일을 실수로 지우지 않게 해주는 마지막 안전장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5.25인치 디스크는 단단한 플라스틱 케이스의 3.5인치 디스켓으로 바뀌었다. 손바닥보다 작은 디스켓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다음에는 CD와 USB 메모리가 등장했고, 이제는 파일을 손에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플로피디스크 한 장이 그립다. 작은 디스크에 이름을 적고, 파일이 잘 저장되었는지 다시 확인하던 그 정성 때문이다.

그때의 파일은 작았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작지 않았다. 밤새 작성한 문서, 처음 만든 프로그램, 멀리 있는 사람에게 보내려던 편지가 모두 그 얇은 한 장에 담겨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수천 장의 사진과 수만 개의 문서를 저장해 놓고도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잊어버린다. 어쩌면 플로피디스크 시대에는 저장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더 신중하게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작은 디스크 한 장에 세상을 담으려 했던 시절.

불편했지만, 우리가 만든 파일 하나하나가 참 귀했던 시절이었다.

### 독자에게

여러분의 첫 번째 플로피디스크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나요? 아직도 서랍 어딘가에 남아 있다면 그 디스크에 적힌 제목을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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