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이륙하려던 오후
4회
책상 밑에서 비행기 소리가 났습니다. 여권도 없는데 컴퓨터가 먼저 떠날 기세였습니다.
거실에 나타난 헬리콥터
조용히 뉴스를 읽고 있는데 책상 밑에서 “위이이잉―우우웅―” 하는 소리가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밖에서 공사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소리는 제 발밑에서 점점 커졌습니다.
본체에 손을 가까이 대니 뜨거운 바람까지 나왔습니다. 저는 즉시 세 걸음 뒤로 물러났습니다. 컴퓨터가 폭발하면 최소한 안경만은 지켜야겠다는 본능적인 판단이었습니다.
스마트폰 긴급수색
멀찍이 서서 스마트폰으로 “컴퓨터 터지기 전 소리”를 검색했습니다. 검색창은 침착하게 팬 소음과 먼지를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컴퓨터는 굉음을 내고, 저는 스마트폰을 들고, 아내는 문밖에서 “전원부터 끄세요!”라고 외쳤습니다. 그날 우리 집에는 전문가가 세 명이었습니다.
먼지 이불의 정체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은 뒤 뚜껑을 열어보니 팬과 통풍구에 먼지가 솜이불처럼 붙어 있었습니다. 컴퓨터는 더위를 먹은 것이 아니라 먼지 이불을 덮고 한여름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먼지를 제거하자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다만 청소기를 본 아내가 말했습니다. “컴퓨터 속은 청소하면서 책상 밑은 언제 하실 건데요?” 수리는 성공했지만 일이 하나 늘었습니다.
오늘의 한 줄 컴퓨터에서 비행기 소리가 나면 탑승권을 찾지 말고, 전원을 끈 뒤 통풍구와 먼지부터 확인하세요.
다음 소동도 기대해 주세요. 잠깐 웃으면 오늘이 조금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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