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3회
정성껏 쓴 명문이 화면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컴퓨터는 저보다 침착했습니다.
오늘따라 글이 술술
블로그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문장이 어찌나 잘 나오던지, 혼자 읽고 혼자 감탄했습니다. “이 문장은 오래 남겠는데?” 한 시간 뒤 저는 이미 마음속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손가락이 어디를 눌렀는지 창이 휙 닫혔습니다. 조금 전까지 가득했던 글 대신 바탕화면만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작가에서 실종신고자로
“내 글! 내 한 시간! 방금 그 명문장!” 저는 마우스를 흔들고 휴지통까지 열어봤습니다. 글이 휴지통에 들어갈 리 없지만, 급한 사람에게 논리는 사치였습니다.
더 슬픈 것은 사라진 문장이 실제보다 점점 훌륭하게 기억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닫히기 전에는 괜찮은 글이었는데, 사라지고 나니 노벨문학상 후보작이 되어 있었습니다.
컴퓨터가 내민 구조선
떨리는 마음으로 글쓰기 화면을 다시 열자 작은 안내가 나타났습니다. “자동 저장된 임시글이 있습니다. 복원하시겠습니까?” 그 문장이 그날 제가 쓴 어떤 문장보다 아름다웠습니다.
복원 버튼을 누르자 글이 돌아왔습니다. 자세히 다시 읽어보니 노벨상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점심 먹기 전까지는 자랑할 만했습니다.
오늘의 한 줄 글이 사라졌다면 먼저 자동저장과 Ctrl+Z를 찾으세요. 절망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다음 소동도 기대해 주세요. 잠깐 웃으면 오늘이 조금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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