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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가 틀렸습니다”와의 끝없는 전쟁

2회

내가 만든 암호인데 왜 내가 못 들어가는가. 로그인 창 앞에서 벌어진 기억력 재판.

첫 번째 경고

은행 사이트에 들어가 평소 쓰던 비밀번호를 입력했습니다. 화면에 빨간 글씨가 떴습니다.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1회 오류.”

“그래, 한 번쯤은 손가락도 실수할 수 있지.” 저는 너그럽게 저 자신을 용서하고 이번에는 독수리 타법으로 한 글자씩 입력했습니다. 결과는 2회 오류.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3도쯤 올라간 것 같았습니다.

기억력과의 협상

혹시 느낌표가 아니라 골뱅이였나? 아들 생일이었나, 결혼기념일이었나? 비밀번호 하나를 찾다가 가족행사 연표까지 복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시도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리자 은행 창구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제 모습이 미리 보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한 번의 기회와 약간의 기도뿐이었습니다.

진짜 범인

그때 화면 아래쪽의 작은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키보드가 한글 상태였습니다. 저는 영어 smart를 쓴다고 생각했지만 컴퓨터에는 알아볼 수 없는 한글 자판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한/영 키를 누르고 다시 입력하자 문은 너무나 허무하게 열렸습니다. 제 기억력은 무죄였습니다. 범인은 한/영 키였고, Caps Lock은 옆에서 태연하게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한 줄  비밀번호가 틀렸다고 인생까지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한/영 키와 Caps Lock부터 심문하세요.

다음 소동도 기대해 주세요. 잠깐 웃으면 오늘이 조금 가벼워집니다.

건강·금융 관련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진단·치료 또는 투자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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